의료 이슈 · 12화

순천대·경국대 의대 확정, 남은 숙제는 선정 근거와 부속병원 일정 — 15.55곳

순천대와 경국대 의대 신설과 정원이 확정됐지만, 탈락 지역은 선정 근거를 묻고 있고 부속병원 개원 일정과 교수 확보를 두고 실현 가능성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구 대비 병원급 기관 수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5.55곳으로 가장 많아, 의료공백은 기관 수보다 중증·필수 진료 역량과 졸업생이 지역에 남느냐에 달린 문제로 풀이됩니다.

MEDIDOCS 데이터팀 · 2026.11.05 · 읽는 시간 13분 · 검증 방법

멀리서 본 병원 건물
참고 사진(이 글의 특정 기관·모델이 아님) · 사진: Hassocks5489, CC0, 위키미디어 공용
15.55곳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구 10만 명당
8.24곳
전국 인구 10만 명당 병원급 기관 수
4,214곳
병원급 기관 수(상급종합·종합·병원·요양·정신·한방·치과병원)

정원 발표 다음 날 무안에서 나온 "근거가 뭐냐"

순천대와 경국대 의대 신설이 정원까지 확정되자 가장 크게 들린 목소리는 환영이 아니라 "근거가 뭐냐"는 질문이었다. 무안군의회는 순천대 선정을 두고 결정을 보류하고 재검증하라고 요구했고, 일부 매체는 이를 '졸속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했다. 전남 안에서 동부권과 서부권이 의대 유치를 놓고 오래 맞서 왔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예상했던 장면이다.

환영하는 쪽의 논리도 분명하다. 순천시는 대학병원과 필수의료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고, 이웃한 광양시도 지역 의료격차를 줄일 계기라며 반겼다. 경북 쪽에서는 경국대 의대가 의료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현장에서 들어 보면 '중증 환자는 결국 대도시로 간다'는 체감이 이 기대의 바탕에 깔려 있다.

반대편의 문제 제기는 결과 자체보다 과정에 맞춰져 있다. 어떤 평가 항목에 얼마의 비중을 두었는지, 지역 안배는 어떻게 반영했는지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도 지역 의료격차 해소라는 기대와 함께 선정 근거를 묻는 목소리가 나란히 실렸다. 선정 주체가 평가 자료를 어디까지 공개하느냐가 당분간 갈등의 크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차원에서는 이번 신설로 의대 증원 구상이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원 숫자가 정해졌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신설 의대는 교육 과정과 교수진, 임상실습 병원을 갖춰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하고,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의 졸업생은 의사 국가시험 응시에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번 확정을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탈락 지역의 반발이 단순한 지역 감정으로만 소비되지 않으려면, 선정 이후에도 대학이 약속한 교육·진료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따져 볼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정 근거를 둘러싼 공방은 결국 '이 대학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

병원급 기관은 많은데 왜 '공백'이라고 하나

심평원 병원정보서비스 목록에 올라 있는 의료기관은 79,860곳이다. 보건소와 보건지소까지 포함한 숫자인데, 그중 의원이 47.5%를 차지한다. 상급종합병원부터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까지 묶은 병원급 기관은 4,214곳이다. 동네 의원이 의료기관 지도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입원과 수술을 맡는 병원급은 그보다 훨씬 적은 구조다.

2025년 12월 주민등록 인구로 나눠 보면 전국 인구 대비 병원급 기관은 8.24곳이다. 흥미로운 건 시도별 분포다. 의대 신설을 가장 절박하게 요구해 온 지역이 포함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5.55곳으로 가장 많고, 세종특별자치시가 3.83곳으로 가장 적다. 숫자만 놓고 보면 '병원이 없어서 의대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어긋나 보인다.

이 어긋남은 병원급이라는 범주가 넓다는 데서 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병원급에는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한방병원이 함께 들어간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장기 입원을 맡는 요양병원이 많아지는 경향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병원급 기관이 많다는 사실이 곧 응급수술이나 중증외상, 소아·분만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통계 단위도 따져 봐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역시 생활권과 전남의 군 지역을 한데 묶은 단위다. 도심에 몰린 병원이 평균을 끌어올리면 동부권이나 섬 지역 주민이 느끼는 거리감은 숫자에 드러나지 않는다. 경북의 위치는 시도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같은 함정이 있다. 넓은 면적에 흩어져 사는 인구에게는 기관 수보다 이동 시간이 체감을 좌우한다.

반대로 세종특별자치시처럼 수치가 낮은 곳은 인접 대도시 병원을 이용하는 생활권 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데이터가 말해 주는 건 '병원 수'로는 의료공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설 의대와 부속병원이 채워야 할 빈칸은 기관 개수가 아니라 중증·필수 진료를 감당할 역량이라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그림 1종별 의료기관 수의원 37,896곳으로 가장 많다종별 의료기관 수(심평원 병원정보서비스 현재 목록)
37,896곳
의원
  • 의원37,896
  • 치과의원19,413
  • 한의원14,878
  • 보건진료소1,898
  • 병원1,431
  • 보건지소1,280
  • 요양병원1,270
  • 한방병원620
  • 종합병원338
  • 정신병원260
  • 보건소249
  • 치과병원248
  • 상급종합병원47
  • 조산원16
  • 보건의료원16

종별 의료기관 수: 의원 37,896, 치과의원 19,413, 한의원 14,878 등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정보서비스(현재 목록)를 MEDIDOCS가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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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시도별 인구 10만 명당 병원급 의료기관 수전남·광주 15.55로 가장 많다시도별 병원급 의료기관 수와 인구 10만 명당(2025년 12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
15.55
전남·광주

3.83 → 15.55

  • 전남광주15.55
  • 부산12.34
  • 전북11.13
  • 경남10.85
  • 대구9.73
  • 대전9.23
  • 경북8.90
  • 울산8.79
  • 충남7.91
  • 충북7.33
  • 인천7.31
  • 경기6.53
  • 강원6.50
  • 서울5.97
  • 제주4.06
  • 세종3.83

시도별 인구 10만 명당 병원급 의료기관 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5.55, 부산광역시 12.34, 전북특별자치도 11.13 등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정보서비스(현재 목록)를 MEDIDOCS가 집계 ·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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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병원 개원 일정표와 교수 확보라는 병목

경국대는 2030년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런데 학생이 들어오는 시점보다 더 촉박한 건 부속병원이다. 한 매체는 정해진 개월 수 안에 병원을 여는 게 가능하냐는 물음을 제목에 올렸고, 순천대와 경국대 모두 실현 가능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의대 교육은 기초의학을 먼저 배우고 뒤이어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는 구조다. 학생이 실습 단계에 들어설 때 교육병원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다른 병원과 협약을 맺어 실습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 협력병원 실습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병원이 지역 밖에 있으면 '지역에서 키운다'는 신설 취지가 흐려진다는 점이 걸린다.

교수 확보는 더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해부학이나 생리학 같은 기초의학 교수는 기존 의대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한 지 오래다. 임상 교수는 진료할 병원이 있어야 데려올 수 있는데, 병원이 지어지기 전에는 그럴 자리가 마땅치 않다. 뉴스 제목들이 이번 신설의 과제로 '교육 역량 확보'를 꼽은 것도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 신축은 부지 확보와 설계, 인허가, 재원 조달, 인력 채용, 장비 도입이 줄줄이 이어지는 일이다. 의료기기 쪽에서 보면 대형 영상장비나 수술실·중환자실 장비는 사양을 정하고 발주해서 설치·검수까지 마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건물 준공이 밀리면 장비 반입과 시운전 일정도 함께 흔들리고, 그 사이 인력을 먼저 뽑아 두면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구매 담당자라면 개원 일정표의 어느 구간이 가장 빠듯한지부터 확인하게 된다.

이 모든 준비는 결국 의학교육 평가 인증과 연결된다. 교수진과 실습 환경이 기준에 못 미치면 인증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실현 가능성 공방이 단순한 기 싸움이 아니라 교육의 질 문제로 읽히는 이유다.

졸업생이 전남·경북에 남을 이유를 만들 수 있나

의대가 생긴다고 의사가 그 지역에 남는 건 아니다. 졸업생은 전공의 수련을 받을 병원을 찾아 움직이고, 수련을 마친 뒤에는 일자리와 생활 여건을 보고 정착지를 고른다. 지역에 수련할 병원과 일할 병원이 없으면 졸업생은 다시 수도권과 대도시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지역 인재 선발이나 일정 기간 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하는 제도가 함께 거론된다. 찬성하는 쪽은 이런 장치가 있어야 신설 의대가 지역 의료로 이어진다고 본다. 반대하거나 신중한 쪽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 의무 기간이 끝나면 결국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의심한다. 어느 쪽이든 의대 설립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앞에서 본 데이터와 연결하면 그림이 더 선명해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처럼 병원급 기관이 인구 대비 15.55곳으로 많은 지역에서도 필수의료 공백을 호소한다면, 부족한 건 병상 수가 아니라 중증 환자를 맡을 전문 인력과 그들이 일할 체계로 풀이된다. 신설 의대 졸업생이 요양·만성 진료에만 머물지 않고 응급·외과·소아 같은 필수 분야로 남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병원과 업계가 체감할 변화도 있다. 부속병원이 들어서면 지역에 대형 장비 수요와 진료 인력 수요가 함께 생긴다. 반면 기존 지역 종합병원에서는 숙련 간호 인력과 의료기사가 새 병원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 병원이 기존 병원과 경쟁 관계가 될지, 진료 연계망의 중심이 될지는 개원 전 설계 단계에서 상당 부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켜볼 대목은 이렇다. 선정 평가 자료를 어디까지 공개하는지, 교수 채용 계획과 부속병원 재원이 언제 구체적으로 나오는지, 착공 일정이 2030년 입학 목표와 맞물려 돌아가는지다. 그리고 졸업생을 지역에 붙잡을 제도가 함께 설계되느냐에 따라, 이번 신설이 의료격차를 줄이는 정책으로 기록될지 정원만 늘린 결정으로 남을지가 갈린다.

자주 묻는 질문

무안군의회는 왜 순천대 선정에 반발하나요?

무안군의회는 순천대 선정 결정을 보류하고 재검증하라고 요구하며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평가 기준과 지역 안배 같은 선정 근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구 대비 병원급 기관이 가장 많은 지역에도 의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인구 대비 병원급 기관이 15.55곳으로 가장 많지만, 병원급에는 요양병원·정신병원·한방병원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기관 수가 많다고 해서 중증·필수 진료 역량이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어서, 공백은 전문 인력과 진료 체계 쪽에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2030년 입학 목표와 부속병원 개원 일정은 왜 논란이 되나요?

의대생은 임상실습 단계에서 교육병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병원 신축은 부지와 인허가, 인력, 장비 도입에 오랜 시간이 걸려 정해진 기간 안에 개원할 수 있느냐를 두고 실현 가능성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수 확보와 의학교육 평가 인증도 함께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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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언론 보도 제목을 단서로 MEDIDOCS 편집팀이 쟁점을 정리한 해설입니다. 사실관계와 세부 내용은 각 기사 원문에서 확인하세요.

원자료 표

종별 의료기관 수(심평원 병원정보서비스 현재 목록)

종별 의료기관 수 비중
의원 37,896 47.5%
치과의원 19,413 24.3%
한의원 14,878 18.6%
보건진료소 1,898 2.4%
병원 1,431 1.8%
보건지소 1,280 1.6%
요양병원 1,270 1.6%
한방병원 620 0.8%
종합병원 338 0.4%
정신병원 260 0.3%
보건소 249 0.3%
치과병원 248 0.3%
상급종합병원 47 0.1%
조산원 16 0.0%
보건의료원 16 0.0%

시도별 병원급 의료기관 수와 인구 10만 명당(2025년 12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

시도 병원급 기관 인구 10만 명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493 15.55
부산광역시 400 12.34
전북특별자치도 192 11.13
경상남도 348 10.85
대구광역시 229 9.73
대전광역시 133 9.23
경상북도 223 8.90
울산광역시 96 8.79
충청남도 169 7.91
충청북도 117 7.33
인천광역시 223 7.31
경기도 896 6.53
강원특별자치도 98 6.50
서울특별시 555 5.97
제주특별자치도 27 4.06
세종특별자치시 15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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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대 신설#순천대 의대#경국대 의대#지역 의료격차#필수의료#부속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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